그래미가 올해 신설한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을 두고 BTS가 출품을 거부하자, 하비 메이슨 주니어 CEO는 8월 14일 재편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부문은 아시아 음악을 별도로 조명하는 기회라는 시각과 주류 경쟁에서 밀어내는 격리 장치라는 시각이 충돌하는 사안이다. 별도 부문과 주류 부문 출품이 양립하는지, 아티스트 의견이 반영되는지, 이들이 다시 출품하는지가 재편의 실질을 가를 포인트다.
그래미가 올해 새로 만든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을 손질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레코딩 아카데미 하비 메이슨 주니어 CEO는 8월 14일 성명에서 "아티스트들이 이 부문이 자신들의 음악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느낀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아카데미는 현재 하이브를 비롯한 K팝, J팝, C팝, 인도 음악 관계자들과 협의 중이며, 내년 시상식부터 부문을 재편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부문을 만든 지 두 달 만이다. BTS의 출품 거부가 방아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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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코딩 아카데미는 2026년 6월 아시아권 음악을 별도로 다루는 이 부문을 신설했다. "아시아 언어를 의미 있게 사용한 곡"이 대상이며, K팝뿐 아니라 J팝, C팝 등 아시아 시장에서 나오거나 널리 인정받는 음악을 폭넓게 포괄하도록 설계됐다.
명분은 그동안 주류 부문에서 좀처럼 조명받지 못한 아시아 음악에 별도의 인정 통로를 만든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이 통로가 조명인지, 아니면 울타리인지에 대한 해석이 갈렸다는 점이다.
BTS 멤버 일곱 명은 7월 29일 각자의 인스타그램에 같은 메시지를 올려 올해 그래미에 출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유는 분명했다.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나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이미 주류 부문 후보에 오르내리던 팀을 언어권 부문에 따로 배정하는 것이 구색 맞추기로 비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메이슨 CEO는 처음엔 "BTS의 결정에 슬프지만 존중한다"며, 이 부문이 아티스트를 주류 부문(General Fields) 후보에서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부문을 옹호했다. 그러다 8월 들어 재편 가능성으로 태도가 옮겨갔다.
이 부문을 기회로 보는 쪽의 논리는 이렇다. 아시아 음악을 한데 조명하면 그동안 후보권 밖이던 아티스트에게 실제 수상 기회가 열린다. CEO 주장대로 주류 부문 출품이 막히지 않는다면, 별도 부문은 채널이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다.
반대쪽은 정반대로 읽는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아티스트를 굳이 '아시안 팝'으로 묶으면, 주류 경쟁에서 조용히 밀어내는 격리 장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 일부 매체는 이를 "한 걸음 후퇴"라고 표현했다. 언어와 지역으로 음악을 가르는 기준 자체가 낡았다는 비판이다.
두 시각의 핵심 갈림길은 결국 하나다. 별도 부문이 주류 부문과 나란히 갈 수 있느냐, 아니면 사실상 아시아 아티스트를 그 안에 가두느냐다.
아카데미가 재편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가능성을 시사"한 단계이고, 구체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지금은 확정과 전망을 구분해서 볼 때다.
지켜볼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별도 부문에 출품해도 주류 부문 후보 자격이 그대로 유지되는 구조가 명문화되는지다. 이게 보장되면 기회 쪽에 가깝다. 둘째, 재편 과정에 하이브 등 실제 아티스트·소속사 의견이 반영되는지다. 통보가 아니라 협의였는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셋째, BTS를 비롯한 아티스트들이 재편안을 받아들여 다시 출품하는지다. 이들이 복귀하면 재편이 실질적이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내년 시상식 규정이 공개되는 시점이 이 논쟁의 실제 결론을 확인할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