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우 도청 사건처럼 아이돌 사생활 침해가 도청·GPS 추적 같은 범죄로 번지면서 소속사들이 무관용 대응에 나서고 있다. 소속사는 상황 파악과 자료 수집을 거쳐 법적 조치와 선처 없는 방침을 밝히고,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으로 장치 입수 경로와 공범을 추적한다. 공개된 활동과 사적 공간을 가르는 선을 넘으면 팬심도 통신비밀보호법·스토킹처벌법 위반이 된다는 점을 짚어야 한다.

차은우가 드나들던 용산의 한 카페 테이블 밑에서 도청장치가 나온 사건은, 아이돌 사생활 침해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보여준다. 예전에는 공항이나 숙소 앞에서 기다리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도청장치와 위치추적기까지 등장한다.
비슷한 시기 변우석 소속사는 매니저와 스태프의 거주지까지 찾아가는 사례를 문제 삼았고, 방탄소년단 측은 해외 일정 중 멤버 차량 하부에 소형 GPS를 붙여 실시간으로 미행한 사례를 공개했다. 감시 수법이 정교해지면서, 팬심이라는 말로 덮기 어려운 명백한 범죄 영역으로 넘어간 것이다. 도청장치나 GPS는 우연히 손에 넣는 물건이 아니라, 사전에 준비하고 반복해서 설치해야 하는 장비다. 우발적 호기심이 아니라 계획된 감시라는 뜻이다.

Kenneth Surillo
사생활 침해가 확인되면 소속사의 대응은 대체로 일정한 단계를 밟는다.
먼저 상황을 파악하고 공식 입장을 낸다. 이어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데, 이 과정에서 팬들에게 제보를 받기도 한다. 그다음 필요한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선처 없이' 대응하겠다는 무관용 방침을 밝힌다. SM이나 빅히트 같은 대형 기획사가 반복해 내놓은 입장도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공식 입장문이 비슷비슷해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법적 조치를 예고하고 자료를 모으는 절차 자체가 이후 고소·고발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팬에게 제보를 요청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침해 정황을 폭넓게 수집해 두려는 움직임이다.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이 움직인다. 차은우 사건에서 보듯, 현장에서 용의자를 붙잡은 뒤에는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해 장치의 입수 경로와 공범 여부를 확인한다. 사안이 무겁다고 판단되면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한다. 도청장치나 추적기가 나오면 물증이 뚜렷해 수사 방향을 잡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다.
적용되는 법은 침해 방식에 따라 갈린다. 대화를 몰래 들으면 통신비밀보호법, 동선을 뒤쫓거나 거주지를 찾아가면 스토킹처벌법과 주거침입, 허위 사실을 퍼뜨리면 정보통신망법이 적용된다. 방탄소년단 뷔의 집을 찾아간 20대 여성은 스토킹처벌법 위반과 주거침입 혐의로 불구속 송치되기도 했다.
문제는 처벌이 강화되고 실형·집행유예 판결이 늘어도 범행 빈도와 수법이 줄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관용 대응이 능사가 아니라 팬덤 문화 자체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응원과 침해를 가르는 기준은 단순하다. 공개된 활동인가, 사적인 공간인가다.
좋아하는 마음이 크다는 것은 선을 넘어도 된다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법이 판단하는 것은 감정의 크기가 아니라 행동이 사적 영역을 침범했는지 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