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대표 게임에 K-pop 아이돌을 잇따라 불러들이며 팬과 게이머의 접점을 넓히고 있습니다. 메이플스토리와 BTS 진의 콜라보를 비롯해 엔믹스, 퍼스트 디센던트 사례를 정리했습니다. 아이돌의 활동 무대가 무대와 차트를 넘어 게임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짚었습니다.

무대와 음원 차트만이 아이돌의 활동 무대는 아니다. 요즘은 게임 속 캐릭터로, 이벤트 기획자로 아이돌이 등장한다. 그 중심에 게임사 넥슨이 있다. 넥슨은 대표작 여러 편에 K-pop 아이돌을 불러들이며 팬과 게이머가 만나는 접점을 넓히고 있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최애가 갑자기 게임 홈페이지에 등장하는 일이 낯설지 않게 됐다.
가장 최근의 화제는 방탄소년단(BTS) 진이다. 넥슨은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 서비스 23주년을 맞아 2026년 3월 진과의 두 번째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2022년 선보였던 '출근용사 김석진'에 이은 '출근용사 김석진 리턴즈'다. 단순히 얼굴을 빌려주는 광고가 아니라, 아이돌이 게임 콘텐츠 제작에 직접 참여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Mikhail Nilov
이번 콜라보에서 진은 메이플스토리 23주년 기념 이벤트와 아이템을 직접 기획하는 역할을 맡았다. 넥슨에 따르면 진은 기획 회의에 참여하고, 게임 속 NPC로 등장하는 '진'의 목소리를 직접 녹음했다. 아이돌이 자신을 본뜬 게임 캐릭터에 목소리를 입힌 셈이다.
이 과정을 담은 영상은 메이플스토리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 총 네 차례에 걸쳐 공개됐다. 함께 시작된 콜라보 이벤트 '진의 신비한 정원'은 2026년 5월 13일까지 진행됐다. 팬 입장에서는 좋아하는 가수가 게임 안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그 뒷이야기까지 영상으로 지켜볼 수 있는 구성이었다. 아이돌의 이미지와 게임의 세계관이 만나는 방식이 점점 정교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İrem Çilingir
아이돌과 게임의 만남은 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앞서 걸그룹 엔믹스(NMIXX)는 넥슨의 축구 게임 'FC 모바일'의 4주년을 기념해 콜라보 쇼케이스에 나섰다. 2024년 6월 공개된 이 영상에서 엔믹스 멤버들은 게임의 기념 이벤트와 쿠폰 소식을 발랄하게 전하며 게이머들에게 다가갔다.
넥슨의 슈팅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는 아예 게임 안에 아이돌 콘셉트를 들여왔다. 여성 캐릭터들을 아이돌 그룹처럼 꾸민 콘셉트 스킨을 선보이며, 실제 아이돌을 데려오는 대신 게임 캐릭터 자체를 무대 위 아이돌처럼 연출했다. 실존 아이돌과의 협업부터 게임 속 가상 아이돌 콘셉트까지, K-pop의 문법이 게임 곳곳에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Artem Podrez
이런 흐름은 아이돌과 팬 모두에게 새로운 접점을 만든다. 아이돌에게 게임 콜라보는 음악방송과 콘서트 밖에서 대중과 만나는 또 하나의 창구다. 평소 게임을 즐기던 이용자가 콜라보를 계기로 특정 아이돌의 팬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팬이 최애를 따라 게임에 입문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최근 콜라보는 아이돌을 단순한 광고 모델로 세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진의 사례처럼 기획과 녹음에 직접 참여하게 하거나, 멤버 개개인의 캐릭터를 살린 영상을 제작하는 식으로 아이돌의 개성을 콘텐츠에 녹여낸다. 컴백과 차트, 공연 소식을 챙기는 팬이라면, 이제 좋아하는 그룹의 활동 반경에 '게임'이라는 항목을 하나 더 넣어 둘 만하다. 다음 콜라보에서 어떤 아이돌이 어떤 게임 속으로 걸어 들어올지 지켜보는 것도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