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은 뉴진스 'ETA' 감독편집판을 무단 공개한 제작사 돌고래유괴단에 2심에서도 어도어에 1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감독이 구두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해도 서면 동의를 요구한 계약 조항을 어긴 이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한 판단이다. 뮤직비디오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지와 2차 활용 범위는 결국 계약서 문구에서 갈리므로, 제작 전에 권리 귀속과 공개 동의 방식을 확인해야 한다.
뮤직비디오는 보통 세 당사자가 함께 만든다. 비용을 대고 작품을 발주하는 소속사, 실제 촬영과 편집을 맡는 제작사, 그리고 연출을 책임지는 감독이다. 뉴진스 'ETA' 영상에서는 어도어가 소속사, 돌고래유괴단이 제작사, 신우석이 감독에 해당한다.
권리가 누구에게 가는지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저작권법은 영상저작물의 경우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복제·배포·방송·전송 등 이용에 필요한 권리가 영상제작자에게 양도된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이 추정은 계약으로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다. 어도어는 제작 용역 계약에 뮤직비디오는 물론 2차 저작물의 권리까지 모두 자사에 있다고 명시했다는 입장이다.
흔한 오해가 하나 있다. 비용을 냈다고 발주사가 자동으로 모든 권리를 갖는 것은 아니다. 권리를 아예 양도받을지, 이용 허락만 받을지, 매절로 살지는 결국 계약서 문구가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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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민사5-3부는 10월 29일 어도어가 돌고래유괴단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제작사가 어도어에 지급할 배상액은 10억원으로 유지됐다.
앞선 1심은 2026년 1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2부가 맡았다. 법원은 계약 위반을 인정해 10억원과 2024년 12월 14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함께 명했다. 반면 어도어가 함께 제기한 명예훼손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 때문에 소송 비용 일부는 어도어가 떠안았다.
발단은 2024년 9월이다. 신우석 감독이 'ETA'의 감독편집판을 돌고래유괴단 유튜브 채널에 어도어 동의 없이 올렸다. 어도어는 이를 무단 공개로 봤다.
제작사 측 반박의 핵심은 구두 동의였다. 제작 당시 세 회사가 디렉터스컷 공개에 합의했고,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도 이를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민 전 대표는 1심 증인으로 나와 감독이 개인 채널에 영상을 올리는 것은 업계 관행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구두 동의가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회사의 사전 동의 없이 영상을 단독으로 추가하고 협업사인 애플의 로고를 지우지 않은 채 게시한 것은 계약상 의무를 어긴 것이라고 봤다. 계약서가 서면 동의를 요구하는 이상, 말로 오간 양해만으로는 공개의 근거가 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다만 2심 판결문의 구체적 논리는 아직 전문이 공개되지 않았다. 재판부가 1심의 어떤 부분을 어떻게 보강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지금 분명한 것은 배상 결론이 그대로 유지됐다는 사실이다.
이번 사건이 남긴 교훈은 뚜렷하다. 권리 다툼의 승패는 결국 계약서 문구에서 갈린다. 영상 제작을 맡기거나 맡는 쪽이라면 아래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특히 "말로 합의했다"는 식의 양해는 분쟁이 생기면 입증도 어렵고 효력도 장담하기 어렵다. 공개 범위를 넓게 쓰고 싶은 감독이라면 개인 채널 게시 권한을 계약서에 따로 적어두는 쪽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