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와 게펜이 함께 만든 다국적 그룹 캣츠아이가 정규앨범 'WILD'로 빌보드 200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성공과 동시에 MTV VMA 'Best K-Pop' 후보에 오르며 이들을 K팝으로 볼 수 있느냐는 논쟁이 커졌다. 전곡 영어에 한국인 멤버가 한 명뿐인 그룹을 무엇으로 부를지, 판단 기준부터 확인해볼 지점이다.

캣츠아이(KATSEYE)는 하이브와 유니버설 뮤직 산하 게펜 레코드가 손잡고 만든 걸그룹이다. 넷플릭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The Debut: Dream Academy'를 통해 멤버를 선발했고, 여섯 명은 국적이 제각각이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윤채 한 명이며, 발표곡은 전부 영어다.
핵심은 제작 방식이다. 하이브의 트레이닝·제작 시스템은 그대로 쓰되, 활동 무대와 멤버 구성은 처음부터 서구 시장에 맞췄다. 방시혁 의장이 말한 이른바 'K팝 방법론'의 결과물로, 업계에서는 '메이드 인 코리아'가 아니라 '메이드 바이 코리아'라는 표현으로 이 차이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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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은 분명하다. 캣츠아이의 정규앨범 'WILD'는 8월 29일 자 빌보드 200 앨범 차트에서 1위로 데뷔했다. 데뷔 2년 만이다. 빌보드가 2015년 12월 현재 방식으로 집계를 시작한 이래 걸그룹 최대 주간 음반 판매량인 14만5000장을 기록했다.
논쟁은 이 성공에 어떤 이름표를 붙이느냐에서 시작됐다. 캣츠아이는 2026년 MTV 비디오뮤직어워드(VMA)에서 'Pinky Up'으로 'Best K-Pop' 후보에 올랐다. 빌보드 성과를 K팝의 성과로 묶는 시선과, 이 그룹을 K팝으로 부르는 게 맞느냐는 반문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비판의 근거는 세 가지로 모인다. 노래에 한국어가 없고, 여섯 멤버 중 한국인은 한 명이며, 그룹 스스로도 자신을 K팝이라고 규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실 이 혼란은 캣츠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VMA의 K팝 부문은 2019년 만들어진 뒤에도 전곡 영어인 방탄소년단의 'Butter'(2021)나 태국 국적인 리사의 영어 곡처럼 한국과의 연결이 옅은 후보를 여러 번 지정해 왔다. 무엇을 K팝으로 볼지에 대한 일관된 정의가 애초에 없었던 셈이다.
대조적인 사례도 있다. 그래미가 새로 만든 'Best Asian Pop Music Performance' 부문은 '아시아 언어의 유의미한 사용'을 요건으로 내걸었다. 이 기준이라면 전곡 영어인 캣츠아이는 처음부터 대상에서 빠진다. 같은 그룹이 어떤 시상식에서는 K팝으로 분류되고 다른 곳에서는 아예 제외되는 것이다.
그래서 팬들의 반응도 하나로 모이지 않는다. 한쪽은 이를 K팝의 확장으로 본다. 한국식 시스템이 언어와 국적의 벽을 넘어 미국 시장 정상까지 통했다는 것 자체가 성과라는 시각이다.
다른 한쪽은 정반대다. 한국어도 한국인 멤버도 거의 없는 그룹이 'K팝' 자리를 차지하면, 정작 한국에서 활동하는 팀들이 밀려나고 K팝의 정의가 흐려진다는 우려다. 시스템이 한국산이면 K팝이라는 쪽과, 언어와 정체성이 빠지면 K팝이 아니라는 쪽이 부딪히는 구도다.
어느 편이 맞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다만 논쟁을 따라갈 때 하나는 짚고 가는 게 낫다. '캣츠아이가 K팝이냐'는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무엇을 기준으로 K팝을 정의할 것인가'부터 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제작 시스템으로 볼지, 언어와 멤버 구성으로 볼지에 따라 답은 정반대로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