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이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 시즌2로 제78회 에미상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반세기 넘는 그의 필모그래피는 지금 화제인 성난 사람들에서 시작해 파친코, 미나리로 분위기를 넓혀가면 지치지 않는다. 가벼운 최신작인지 긴 역사 서사인지 영화 한 편인지, 취향에 맞춰 출발점을 고르는 것이 관람 순서의 핵심이다.
윤여정이 다시 뉴스에 올랐다.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BEEF) 시즌2로 제78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여우조연상(리미티드·앤솔로지 부문) 후보에 오른 것이다. 수상은 린다 카르델리니에게 돌아가 불발됐지만, 극중 억만장자 '박 회장'을 연기한 그의 존재감은 충분히 화제가 됐다.
그의 필모그래피는 1971년 데뷔작부터 반세기가 넘는다. 그래서 처음 입문하는 사람에게는 "어디서부터"가 더 중요하다. 연대순으로 거슬러 오르기보다, 지금 화제인 작품에서 시작해 분위기별로 넓혀가는 편이 덜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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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작은 역시 에미상 소식의 주인공이다. '성난 사람들' 시즌2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고, 윤여정은 컨트리클럽을 인수한 억만장자 박 회장을 맡아 송강호가 연기한 김 박사와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블랙코미디 특유의 날 선 긴장감 속에서 그가 보여주는 여유와 서늘함이 이 시즌의 결을 만든다.
가볍게 지금의 윤여정을 확인하고 싶다면 여기서 출발하면 된다.
한 편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쉽다면 다음은 '파친코'다. 이민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옮긴 이 드라마에서 윤여정은 일제강점기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재일조선인 가족사의 중심, 노년의 선자를 연기한다. 젊은 시절 선자는 김민하가 맡아 세대를 건너뛰며 한 인물을 함께 완성한다.
파친코는 애플TV+ 오리지널로, 2026년 10월 기준 애플TV와 티빙에서 시즌1과 시즌2를 모두 볼 수 있다. 호흡이 길고 역사의 무게가 실린 작품이라, 저녁마다 한두 회씩 쌓아 보는 편이 어울린다.
드라마가 부담스럽고 두 시간 안에 그의 대표 연기를 보고 싶다면 '미나리'가 답이다. 윤여정은 이 작품의 순자 할머니 역으로 2021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한국 배우로는 처음이었다. 1980년대 미국으로 건너간 한인 가족의 이야기 속에서, 그는 전형적인 자상한 할머니상을 비껴간 생활감 있는 인물을 만들어낸다.
미나리는 넷플릭스·왓챠·티빙에서 구독으로 볼 수 있고, 웨이브에서는 대여나 구매도 된다.
세 작품으로 그의 최근 얼굴을 봤다면, 이제 한국 영화 속 서늘한 윤여정으로 들어가 볼 차례다.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2012)에서 재벌가 안주인 백금옥을 연기한 그는, 우아함과 냉혹함을 한 얼굴에 담아낸다. '죽여주는 여자'(2016)처럼 노년의 삶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작품도 그의 폭을 보여준다.
이런 구작은 판권이 자주 바뀌니, 넷플릭스나 IPTV VOD 같은 곳에서 제목을 직접 검색해 현재 볼 수 있는 곳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정리하면 출발점은 취향에 따라 갈린다.
최신작의 그가 궁금했다면 성난 사람들에서, 배우로서의 뿌리가 궁금했다면 미나리를 지나 구작으로 내려가면 된다. 어느 쪽으로 들어가든, 반세기를 건너온 배우의 결을 만나는 데는 늦은 순서가 없다.